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Korea Association of Records Managers and Archivists

NOTICE/아키비스트의 눈 91

[아키비스트의 눈] 고난으로 시작하는 4월입니다.

고난으로 시작하는 4월입니다. 219노선버스 봄의 문턱에 이르렀다 싶었는데... 그쵸? 너무 들뜬 건가요, 또 한 방 먹은 느낌입니다. 지난 겨울동안 잃어버린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느 날 충동적으로 구입해서 5년 남짓 사용해온 장갑과 햇수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오래된 머플러도 잃어버렸습니다. 덕분에 2월에 들어선 이래 지금껏 감기를 달고 지냅니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으려니 싶어 따져보기도 합니다만,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에 정신줄마저 느슨해진 까닭은 물론이고 결국 ‘219노선’을 벗어나 스스로 흐트러지고 천지를 헤맸던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간 잃어버린 것들을 다 셈하여보자면 끝도 없습니다. 물건도 있고 사람도 있고 무형의 무엇도 있습니다. ‘분실’도 있고 ‘상실’도 있고 ‘박탈’도 있습니다. 그중..

[아키비스트의 눈] 나는 때로 울컥할 때가 있다!

나는 때로 울컥할 때가 있다! 2012년 3월 31일 취우(醉雨) 나는 수업 중에 울컥할 때가 있다. 대통령기록관 시스템 부분을 언급할 때가 그렇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전자기록물 이관을 위해 대통령기록관시스템(PAMS, Presidential Archives Management System)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 사업에 자문으로 참여하였다. 그 때 어마어마한(!) 양의 전자기록물, 다양한 유형의 전자기록물에 압도된 프로젝트팀은 이 소중한 기록물들을 어찌하면 문제없이 잘 “이관”할 수 있을까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었다. 대통령기록관이나 프로젝트팀이나 자문에 나선 사람들이나 모두 노심초사, 고군분투... 대통령기록의 무사 이관에 지혜를 보태려 무진 애썼다. 퇴임 전후의 짧은 시간 동안 대량..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6)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록관리와 여성? 미르 나는 기록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여성이다. 기록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었을 때, 가끔씩 힘이 필요했다. 실습을 위해 기록물을 정리할 때는 물론이고, 학과 행사를 준비할 때에도 책상이나 자료집 따위를 날라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도와서 하면 됐다. 힘이 부족해서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즐거웠다. 기관에서 기록을 관리하려니, 힘이 많이 필요하다. 문서고에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 기록물을 정리할 때가 특히 그렇다. 혼자서 이리저리 기록물을 나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다..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5)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록관리와 여성 219노선버스 우리 기록관리분야도 학교든 현장이든 여성들이 차지하는 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남성을 초과하고 있으며, 역할의 비중 역시 결코 남성들에 뒤지지 않는다. 필자 역시 매일 3명의 여성 기록전문가들 틈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어진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는 능력에서 그들을 이겨본 적이 없다. 특히 각종 전자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처리하는 일은 그들에게 의존하는 것이 효율면에서도 으뜸이다. 전화응대나 방문자에 대한 안내에서도 그들만큼 친절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몸을 사리지 않고 힘겨운 일도 마다하지..

[아키비스트의 눈] 말 바꾸기라구요?

말 바꾸기라구요? 219노선버스 여지 없이 또 봄은 오고 있습니다. 움츠리고 힘겨워 하던 그 시간 속에서나마 다독이며 견뎌낸 하루하루가 보란 듯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축하와 박수를 보낼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졸업하신 분들과 또 새로이 입학하신 분들 기록관리 현장에 입성하신 분들 아울러 최근 기록연구관으로 승진하신 분들 자랑스럽고 부러운 마음으로 진심어린 축하를 보냅니다. 한편 아쉬움 속에 낙담하고 계신 이들에겐 위로의 말씀도 전합니다. 요즈음 세상에는 “말 바꾸기” 논쟁이 한창입니다. 같은 목표를 두고 어제까지는 찬성하다가 오늘은 반대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한 뼘만 좀 더 들여다보면 “내용 바꾸기” 논쟁이어야 맞는 일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저 이름만 같을 뿐 지향과 의미, 수단과 방법이 어제와 ..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4) - ‘그녀들의 이야기(Herstory)’를 기억할 때가 되었다.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녀들의 이야기(Herstory)’를 기억할 때가 되었다. 깃발 얼마 전 광주에 ‘허스토리’라는 여성전시관이 개관하였다. 광주여성재단이 지역 여성의 정체성 확립과 자긍심 함양의 장으로 여성사연구와 관련, 공간에 대한 여성의 역사적 경험과 스토리를 발굴하고 여성주의적 해석을 시도함으로써 광주여성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시작했다 한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타자’로 존재했던 여성의 경험과 인식세계가 사적 영역을 벗어나 ‘그녀들의 이야기’가 사회적 기억으로 인정받기까지는 매우 지난한 과정이 있었으며 현재도 진행중이라고 할 ..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3) - 들어도 들어도 모자란 목소리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들어도 들어도 모자란 목소리 정인(定印) 불이 켜졌다. 97년 어느 날, 혜화동 작은 소극장은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찼다. 나는 눈물이 멈추질 않아 고개만 치켜들고 있었다. 일행들 중 누구 하나도 먼저 일어나자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일본군 위안부의 ‘낮은 목소리’를 처음 듣던 그 날을 그렇게 기억한다. 얼마 전 그들 중 한 분인 이용수 할머니가 한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날이 떠올랐다.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리는 일본 정부와 무기력하기만 한 한국 정부를 더 이상 믿지 못하고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한을 풀..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2)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록관리와 여성 세상초보 얼마전 모 기관에 업무협의차 방문한 적이 있었다. 협의를 마칠 무렵, 그 기관 팀장의 말이 전문요원 면접 때 마음에 드는 응시자가 있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사람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그 ‘여러 가지 이유’는 대화를 계속하면서 알 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 응시자는 여성이었던 것이다. 여성은 조직에서 배려할 일들이 많아서 같이 일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유일한 남성 응시자를 채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록관리 분야는 여성이 너무 많아서 상대적으로 남성이 실력발휘를 못하고 채용도 힘들었다며 면접의 애로점을 호소했다. ..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1) - 힘과 능력의 관계를 생각하다.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록관리와 여성] - 힘과 능력의 관계를 생각하다 2012년 3월 15일 취우(醉雨) 내가 젊었을 때(음...20세기 말, 나의 20대를 말함), 그 때 나는 상당히 전투적이었다. 하나는 군부독재 정권시절이다 보니 교실에서 수업만 받고 있을 수는 없었던 탓에, 다른 하나는 여성으로서 봉건적 가부장제의 억압을 타파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에. 1989년 1월 첫 직장에 취직했을 때 나는 180명 규모의 연구 조직에서 달랑 4명뿐인 여자 연구원 중 하나였다. 그 해 신입연구원 중엔 유일한 여성이었다. 입사 후 곧 인사이동이 있었고 직원들은..

기록인칼럼을 시작하며.

한국기록전문가협회에서는 2012년 3월부터 ‘기록인 칼럼’을 새롭게 운영합니다. ‘기록인 칼럼’은 10명의 고정필진이 작성한 지정 또는 자유 주제에 대한 기고문입니다. 월별 지정주제는 ‘야단법석’, 자유주제는 ‘아키비스트의 눈’이라는 제목으로 발행됩니다. ‘기록인 칼럼’을 통해 기록 공동체의 생각과 꿈을 공유하고 함께 실천해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ps. ‘기록인 칼럼’의 내용은 협회의 공식 논평과는 무관합니다.

기록물관리 전문요원 배치기관 현황(2011년 7월 기준)

기록물관리 전문요원 필요인력 및 배치현황에 대한 자료입니다. 조승수 및 장세환 의원이 발의한 2011.6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를 토대로 업데이트한 버전입니다. 얼마전, 언론에 보도된 '국가기록물관리요원 배치율 37.7% 불과' 이 기사의 근거가 된 자료입니다.] 배치현황을 보시면 알겠지만, 전문요원의 낮은 배치율 뿐만 아니라, 채용형태에도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언론보도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cocanews.com/?doc=news/read.htm&ns_id=14077

기록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공고에 대하여

이소연(덕성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며칠 전 최근 입법공고가 난 기록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직 공대위 간사대표 자리에 있는 처지에 책임 방기가 자심했습니다. 미리미리 진행상황을 알려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지난 3월 초에 국가기록원이 기록학계 각 단체 대표를 초청하여 시행규칙 관련하여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 날이 일본 지진과 쓰나미가 났던 날이네요. 회의 끝나고 나오자마자 지진 소식을 듣고 시시각각 뉴스를 확인하며 이후 며칠을 보낸 생각이 납니다) 이번에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자격시험의 시행 유예기간이 1년인데 이번 시행령 공포 후 교육원에 입학한 사람들, 즉 내년 여름에 졸업하는 사람들에게는 졸업후 가을에..

지자체 대부분 기록물관리법 위반?

정보공개센터 원본글: http://www.opengirok.or.kr/2262 기록관리전문요원이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X파일의 멀더와 스칼리 ‘요원’도 아니고, 공익근무‘요원’도 아닌 기록관리전문요원은 공공기관의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보통은 기록연구사(archivist / record manager)라고 부르고 있죠. 그렇다면 기록연구사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까요? “공공기관의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이하 기록물관리법)에 따르면 기록물의 생산·분류·정리·이관·수집·평가·폐기·보존·공개·활용 및 이에 부수되는 제반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기록연구사의 역할이라고 합니다. 언뜻 들어서는 ‘어려운일이 아니잖아’ 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기록을 잘 생산하고, 잘 넘기고, 잘 보존한다니.....

기록관리전문요원제도 어떻게 볼 것인가?

기록관리전문요원제도 어떻게 볼 것인가? 조영삼(한신대 국사학과 교수) 2010년 기록공동체의 화두는 기록관리전문요원(이하 전문요원)의 자격문제였습니다. 이 문제는 시행령의 재개정 추진으로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안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를 정리하고 향후 전개될 상황을 예상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리라는 것이 필요할까 싶기도 합니다. 대략 내용을 다 인지하고 있는데 굳이 중언부언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주변 여러 사람들이 여전히 의미를 모르겠다는 차원이 많습니다. 심지어는 최근 의원입법으로 추진 중인 법률 개정안과 전문요원과 관련한 시행령개정안을 구별하지도 못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행령 재개정안을 꼼꼼히 분해하여 해설하는 것도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