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일(금)~4일(토) 민주인권기념관과 ZOOM에서 한국기록전문가협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서울기록원이 주최하고 한국기록전문가협회가 주관하는 제8회 대한민국 아키비스트 캠프가 진행되었습니다. 약 50여분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이날 캠프는 4.19혁명 60주년과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하여 '민주주의, 기록'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기록을 통해 민주주의 이야기를 함께 하고 현재 우리의 상황을 공유하며 앞으로의 미래를 위한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캠프에 참여하신 분들 중 리뷰이벤트에 참여하신 분들의 제8회 대한민국 아키비스트 캠프 후기를 공유합니다. 리뷰이벤트에 참여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철환 님 

 지난 3일 민주인권기념관(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8회 대한민국 아키비스트 캠프에 참여했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온라인 중계가 중심이 되었지만, 굳이 오프라인 행사장을 찾은 이유는 물론 발표와 토론에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바로 아키비스트 캠프가 열리는 민주인권기념관, 즉 남영동 대공분실을 직접 방문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그동안 건축가 김수근이 만든 악마의 건물이라는 말을 들을 듣고 사진을 찾아볼때마다 실제 이 공간에 들어가면 어떨까 참 궁금했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이 건물은 1976년 건축가 김수근에 의해 설계되어 준공되었으며, 그때부터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1983년에는 지상5층이던 건물을 지상 7층으로 중축했다. 1985년에는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 김근태가 515호에서 고문기술자 이근안에게 고문을 당했다. 1987년에는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당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곳이 바로 이 남영동 대공분실이다.

 이번 아키비스트 캠프의 주제는 ‘민주주의, 기록’이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주제다. 첫번째 발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료관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공공기록과 달리 출처도, 배경도 없이 흩어진 민간기록을 수집하고 정리해서 민주화운동을 계승하고 기억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만드는 그들의 노력에 같은 기록관리분야 종사자로서, 지금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발표는 5.18 민주화운동을 기록한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모티프로 광주의 그날을 전시하고 있는 서울기록원의 전시사례 발표가 있었다. 서울기록원에 방문해서 전시를 볼때는 참 잘했다는 생각만 했는데, 그 전시를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열정이 들어갔는지 들으니 절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발표와 토론을 다 듣고나서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둔다. 이는 비단 이번에 발표한 기관에만 해당하는 것을 아니다. 첫째, 과연 기록관리가, 기록관리전문가가 복무하는 목적은 ‘기록관리’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 ‘기록관리를 필요로 하는 그 목적’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사실 매우 추상적인 질문이고, 둘 다 목적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만, 개념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의미있을 것 같다. 그것은 조직 내에서의 고민일 수도 있고, 기록관리를 대하는 우리 사회와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다. 과연 기록관리의 사명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와도 연결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개인적인 결론은 기록관리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결국 제대로 된 기록관리를 못할 가능성이 있으며, 기록관리를 수단으로만 생각하면 결코 기록관리전문가라는 말을 붙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과연 기록관리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하는 문제다. 이 문제는 과연 기록관리가 남영동 대공분실이라는 이 역사적 건축물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라는 문제로 다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만들어진 기록을 ‘관리’한다는 것은 어떤 일을 포함하는 것일까. 물론 여기서 말하는 업무의 범위는 한 조직내에서 업무분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과는 다른 개념적인 차원의 것이다. 즉, 민주화운동을 기록화한다는 것이 과연 기록물을 수집하고, 분류하고, 정리하고, 서비스하는 행위로 끝나면 될까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이다.

 사실 이 문제는 이번 발표와 남영동 대공분실과 관련해서 고민이 시작됐지만, 내가 근무하는 대통령기록관에서 더 깊히 고민해야할 문제이다. 다시 대통령기록을 관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그저 아카이브 차원에서 기록을 이관받고, 그 이후의 프로세스를 잘 갖추면 되는 것일까. 이것이 바로 위에서 얘기한 기록관리만을 생각하고, 그 목적을 잊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첫번째 질문과 두번째 질문은 같은 문제의식이다. 대통령기록을 잘 관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중요한 문제다. 아카이브가 아카이브의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아무도 그 아카이브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아카이브에는 결국 중요한 기록은 보존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 대통령기록을 관리하는 사회적인 목적을 생각한다면, 기록관리는 아카이브의 범위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이미 우리 기록관리분야 종사자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기록관리는 우리가 정의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기록관리라는 단어를 들어보지도 않은, 그저 자신과 주변을 기억하고자 하는 의지만으로 그들만의 기록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과연 그들의 활동을 우리처럼 체계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기록관리가 아니라고 볼 수 있을까. 이미 우리에게 그런 권한이 없을뿐 아니라, 어쩌면 우리 사회는 우리보다는 그런 사람들에게 기록관리라는 분야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시 대통령기록관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 결과의 성공여부를 따지지 않는다면, 이미 다양한 대통령 기록 관련, 활동, 단체, 조직 등이 존재한다. 가깝게는 16대 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활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고, 멀게는 1대 이승만 대통령을 기념하는 재단까지 있다. 이들 모두가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들 활동과 연계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원하는 ‘기록관리’를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아카이브의 능력과 예산만으로 모든 관련 시설 및 장비를 갖추고, 국민들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것은 망상에 가까줄 수 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서울기록원 전시사례를 발표한 학예사는 ‘아카이브 전시는 조각케잌이고, 박물관 등의 전시는 홀케잌’이라는 비유를 했다. 아카이브 전시는 그 주제의 단면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뜻으로 사용한 것인데, 그 자체로도 공감이 갔다. 그런데 나는 이 말이 비단 아카이브 전시 뿐만 아니라 기록관리 그 자체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기록관리, 아카이브는 안타깝게도,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 스스로 홀케잌이 될 수는 없다. 다른 다양한 분야와 결합될 때만이 진정한 홀케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전문 아카이브에서 근무한지 6개월이 넘어서고 있다. 아카이브에서 근무해보니 각 영역별로 집중해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장점이 곧 단점이 될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아카이브의 상세하고 전문적인 프로세스에 집중하다보면 그것이 어떤 맥락에서 의미있는지, 아카이브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맥락을 갖는 ‘조각케잌’인지 잊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번 아키비스트 캠프에서도 참 많은 질문과 고민을 얻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으로 진행된 온라인 행사를 차질없이 해낸 준비위원회와 소중한 발표와 토론을 진행해준 동료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이현우 님

 '서울의 봄'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실패로 끝났었고 1987년에 이르러 민주화 개헌에 성공한 바, 서울에서 '넘어 넘어' 전시를 통해 그 당시 아픈 기억을 승화시켜주는 작업을 해주셨고 그 작업과정을 이번 아캠을 통해 공개해주고 소감을 말해주는 계기가 되어 서울과 광주가 서로 치유될 수 있는 아캠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박소연 님

 온오프라인 동시에 아키비스트 캠프를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키비스트 캠프는 처음 참석한 것이라 떨리기도 하였고 민주주의와 기록이란 이번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설레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서울기록원의 현황(?)을 들을 수 있어서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매뉴스크립트 기관에서는 어떻게 수집이 이뤄지는지, 혹은 기록 전시는 어떻게 구상되고 만들어지는지 등 실제 업무 내용을 듣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아키비스트 캠프에도 꼭! 참석하겠습니다.




Posted by 한국기록전문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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