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록전문가협회 논평 2018-04]

 

국가기록관리혁신 추진과정에 대한 중간점검이 필요하다

 

20179월부터 12월까지 새로운 정부의 기록관리 혁신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외부 기록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된 행정안전부 국가기록관리혁신 TF(이하, 혁신 TF)가 활동하였다. 혁신 TF는 수차례의 회의와 현장전문가 의견수렴을 진행하였으며, ‘국가기록원 혁신, 공공기록관리 혁신, 대통령기록관리 혁신’ 3개 분과의 활동결과 및 권고사항을 1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였다. 혁신 TF16대 대통령기록물 유출논란 및 18대 대통령기록물 지정 및 이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관련 진상 규명, 기록관리계 블랙리스트 수사 의뢰, 국가기록원 기록관리 실태 감사원의 감사, 17대 및 제18대 대통령보좌기관의 기록관운영 및 기록관리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 국가기록원장의 대국민 사과 및 혁신 조치 추진 등을 권고했다. 그리고 226국가기록관리혁신방안최종보고서를 국가기록원에 제출하면서 모든 활동을 마무리하였다.

이에 국가기록원은 315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국가기록원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국가기록원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였고, ‘혁신TF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지난날의 과오를 철저히 성찰하는 한편, 기록관리의 전문성 및 책임성 강화를 위한 혁신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혁신 TF 권고사항에 대한 후속조치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국가기록관리혁신추진단(이하, 혁신추진단)’을 원내외 전문가로 구성하여 국가기록관리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기록전문가협회는 혁신 TF의 권고사항과 혁신추진단이 수행한 그간의 활동을 중심으로 국가기록관리혁신 과정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활동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국가기록관리혁신에 대한 제안은 국가기록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국가기록관리혁신은 모든 기록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할 때만 가능하고 의의가 있을 것이며, 그 실효성 또한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기록원은 혁신 TF의 주요 권고에 대하여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가기록원의 혁신 의지와 방향은 혁신 TF에서 제시한 다섯 가지 권고에 대한 조치를 통해 1차적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국가기록원은 이와 관련하여 315일 원장 언론 브리핑을 통해 상세한 기록화 작업을 추진하고, ‘기록관리 성찰 백서 발간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언론의 관심은 블랙리스트의 존재여부였고, “존재했다고 합리적인 의심이 되지만 확실한 증거를 못 찾은 것으로 기록화 과정에서 더 찾겠다라는 원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혁신 TF가 성급하게 블랙리스트 관련 발표를 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는 역효과를 야기했다. 또한 혁신 TF는 국가기록원에 수사의뢰를 권고함으로써 블랙리스트 문제를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으로 다루었는데 반하여, 국가기록원은 연말까지 반성과 교훈을 담은 성찰 백서에 블랙리스트 문제를 포함하겠다고 함으로써 진실을 밝힐 시기와 주체 모든 측면을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피해자에게는 또 한 번의 상처가 되고 있으며, 기록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

감사원 감사 권고와 제17~18대 대통령 당시 대통령기록관리실태조사 권고에 대해서도 국가기록원은 책임 있는 기록관리 전문기관으로서 조치를 취했다는 소식을 아직 듣지 못하고 있다. 국가기록원이 연말까지 발간하겠다고 발표한 기록관리 성찰 백서또한 혁신 TF가 보유하지 못했던 조사 권한을 확보하고 독립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가지고 진행하여 발간할 수 있는지 아직까지는 미지수이다.

이제라도 국가기록원은 각종 기록 관련 폐단의 조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 진행경과와 계획을 밝혀야 한다. 혁신 TF의 권고안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에 따른 수사의뢰, 감사, 조사가 가능한지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또한 원장이 밝힌 상세한 기록화 작업과 기록관리 성찰 백서 발간의 구체적인 방법과 계획도 밝혀야 한다. 국가기록원은 기록관리 폐단 사건을 조사하고 시정할 주체인 동시에 폐단을 일으킨 개혁의 대상이다. 폐단 조사 경과와 계획을 기록공동체 및 국민에게 상세히 보고하고 공감을 얻어야 하는 이유다.

한편 국가기록원은 이러한 폐단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문성과 독립성에 기반해 기록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기록원의 행정적 독립 등 제도를 완비하고, 국가기록원 구성원 개개인이 기록전문가 윤리에 입각해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록관리혁신추진단의 과제와 연계하여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혁신추진단을 중심으로 기록공동체 모두가 참여하는 진정한 혁신을 추진하라

혁신추진단은 국가기록원장이 스스로 단장이 되어 혁신소통전문성을 원칙으로 하여 원내외 인사가 참여하는 조직으로서 계획되어 6월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국가기록원장은 315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견이 없고 시급한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금년도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3월 말에서야 혁신추진단 구성이 완료된 것은 공공기록물법의 금년 내 개정이라는 목표를 상기할 때 때 늦은 감이 크다. 다른 한편으로는 혁신의 궁극적 목표가 법 개정인 것처럼 일정이 구성되어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국가기록원이 혁신 TF 게시판을 통해 스스로 밝힌 혁신 추진 과제안’(2018326)을 참고하면, 기록관 역할과 기능 정의, 기록관리 기관평가 제도 개선 등이 단기 과제로 규정되어 있다. 이 과제들은 모두 현장 기록전문가들의 업무수행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매우 넓은 소통과 깊이 있는 연구를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각 부분의 인과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오히려 현장의 기록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법안을 성급하게 내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 기록관리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고민과 현장과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또한 혁신추진단 운영은 보다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현재 혁신추진단에 포함된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기록관리혁신팀은 각 과제 담당부서와 함께 각종 협의회를 구성해 혁신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 과정은 모두 혁신추진단을 통해 공유되어야 하고, 상호 연관된 과제에 대해서는 공공기록관리혁신팀 내부에서 활발한 토론도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혁신추진과정을 총괄하기 위해 조직한 혁신추진단은 혁신과제를 총괄하고 기록원 내부 부서들 간의 소통을 이끌어내기보다 각 과제를 담당부서로 분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후 혁신추진단은 혁신 추진의 중심에 있기보다는 각 과제 진행 상황을 취합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현재 국가기록원은 길지 않은 혁신추진단 운영 기간 동안, 많은 이해관계가 걸린 어려운 문제에 대해 안을 제시하고, 소통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 이 모든 과정에 현장과의 소통이 우선시되어야 하지만, 그것은 현장 근무자가 기록원에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동안 제시된 여러 의견들을 종합해 최선의 안을 제시할 의무는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인 국가기록원에 있다. 그것이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존재 이유다. 국가기록원이 작성한 안을 기초로 하여 성실히 토론하고 의견을 제시할 의무는 모든 기록공동체가 갖고 있다. 한국기록전문가협회는 이런 의무를 다하고자 공공기록관리혁신팀 구성원을 추천한 바 있다. 추천한 현장전문가들이 서로 각자의 담당영역에서 국가기록원의 안을 기초로 하여 다른 과제와의 연관성을 고려해 유기적으로 활동할 것을 기대했다. 국가기록원은 하루 빨리 종합적인 혁신에 관한 계획안을 작성하고, 혁신추진단은 적극적으로 과제를 총괄하고 현장과의 의견수렴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국가기록원 내부 개혁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라

국가기록원 내부개혁은 국가기록원 소속원만의 이해관계가 걸린 일이 아니다. 국가기록원 내부개혁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국가기록관리의 전문성 향상이고, 이는 기록공동체 모두의 의무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국가기록원 조직개편은 최종적이고 종합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국가기록원이 지금 시작해야 하는 것은 TF보고서를 비롯한 각종 혁신 관련 논의를 종합하고, 그간의 정책 추진과정 및 현장과의 의사소통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문제점을 반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의 바탕에서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이 가져야 할 전문성, 자세 등을 염두에 두고 조직의 개편을 이야기해야 한다.

조직개편의 과정에서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소통에 있어서 진정성있는 자세다. 국가기록원은 조직개편 워크숍을 지난 326일 개최하고, 토론 자료를 국가기록원 홈페이지 혁신추진단 게시판에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이는 국가기록원이 혁신보다 내부 조직논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가기록원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앞에서 제기한 의사소통과정의 문제점을 반성해야 하는 이유이다.

국가기록원이 현장성에 기반한 국가기록관리혁신을 추진한다면, 국가기록원 내부 개혁 역시 예외가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제시된 조직개편안과 관련하여 국가기록원이 외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작성된 안에 대해 기록관 등 현장 전문직과 소통하여 정책을 보완하고 현실성을 제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실질적인 대통령 기록관리 혁신을 추진하라

지난 330일 임명된 대통령기록관장은 대통령 기록관리 혁신이라는 의무를 서둘러 수행해야 한다. 혁신TF가 권고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현 정부 대통령비서실과 함께 제17, 18대 대통령 보좌기관의 기록관 운영 및 기록관리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특히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통령기록물 파기지시 등과 관련해서는 검찰조사와는 별개로 더욱 구체적이고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조사의 주체는 현재 대통령비서실이 될지라도 대통령 기록관리에 전문성과 책임을 갖고 있는 대통령기록관은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책임 있는 인사에 대한 조사와 함께 대통령 기록관리의 구조적인 문제도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제도적인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이 모든 혁신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기록관의 전문성 확보와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다. 지금 혁신이 필요한 이유도 그간 대통령 기록관리에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되지 못한 것이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또한 혁신과제 이행과 함께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에 대해서는 현황과 향후 계획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동안 잃었던 기록공동체와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한국기록전문가협회는 최근의 국가기록관리혁신 추진과정에 대하여 몇 가지 문제점을 짚고 중간점검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한 한국기록전문가협회는 지난 정권 시기 기록관리 폐단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분들과는 연대를 계속할 것이고, 협회 차원의 적극적인 활동도 펼칠 것이다.

한국기록전문가협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가기록관리 혁신과 관련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민간 전문가가 국가기록원장으로 임명되기에 앞서 그 역할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였으며, 각종 기록관리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논평 등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였다. 또한 혁신추진단 내 공공기록관리혁신팀 구성원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은 국가기록관리혁신이 국가기록원만의 과업이 아니라 기록공동체 전체의 의무이자 권리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협회는 성공적인 국가기록관리혁신을 위해 언제나 관심과 비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다짐한다.



2018416

 


[한국기록전문가협회 논평 2018-04]_국가기록관리혁신_추진과정에_대한_중간점검이_필요하다_20180416.pdf







Posted by 한국기록전문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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