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Korea Association of Records Managers and Archivists

NOTICE/기록관리계 소식

[한국기록학회-한국기록관리학회 공동성명서] 대통령기록물을 불법 유출과 무단 파기로부터 구하라

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2017. 3. 17. 19:51

대통령기록물을 불법 유출과 무단 파기로부터 구하라

 

2017310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인용을 결정함으로써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대통령이 임기종료로 청와대를 떠난 후 청와대에 남아 있는 그리고 남아 있어야 할 대통령기록물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313일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은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제11조에 따라 기록물 이관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기록관장을 단장으로 하는 이관추진단을 설치하여 대통령기록물의 이관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기록물은 중요한 국정운영기록으로 현재 인수위원회 없이 후속 업무를 이어가야 하는 차기 정부에 반드시 필요한 자료이다. 파면 국면이 아닌 정상적인 대통령 업무의 인수인계 상황이라면,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 임기 종료 6개월 전부터 협의를 거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어야 한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제정 당시 정상적인 직무 수행 상황을 가정하여 대통령 기록의 이관 등 관리절차를 입법화 하였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대통령 파면이라는 초유의 예외적인 상황은 입법 과정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법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현재 상황에서 대통령기록물 이관추진단이 우선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것은 단 한건의 누락도 없이 대통령기록물을 안전하게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의 대통령 파면 국면에서 이와 같은 대통령기록관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기록물이 무단 유출되거나 파기되는 일 없이 안전하게 확보될 수 있도록 충실히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라.

정상적인 인수인계 상황에서의 대통령기록물 이관이 아닌 만큼, 기존의 절차와 동일하게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과 이관이 이루어지는 것은 우선이 아니다. 더군다나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의 취지도 기록을 생산한 대통령 활동의 보호를 위한 것이므로, 지정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의 우선순위는 청와대의 대통령기록물의 유출, 파기나 훼손 등 불법적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록물을 봉인하는 것이다.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기록물 일체를 현재 상태 그대로 봉인하고 폐기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여 대통령기록물을 안전하게 확보하라.

 

둘째,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은 이관 추진을 멈추고, 신속히 대통령비서실 등 대통령기록물 생산기관의 기록관리 상황을 파악하고, 대통령기록물의 유출과 파기, 훼손 등의 불법적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 감시 및 감독하라.

315일 검찰은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피의자 신분의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였던 비서관과 경호실 또한 조사 대상이다. 그러므로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은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권한대행을 도와 신속히 대통령비서실 등 대통령기록 생산기관의 기록관리 상황을 파악하고, 대통령기록물의 불법적 파기·훼손 등 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감독권한을 행사하라. 대통령기록물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확보한 연후에 대통령기록관은 절차에 따라 이관 작업을 충실히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검찰은 대통령기록관이 기록을 봉인하여 안전하게 확보하는데 협력하라.

검찰은 국정농단과 관련한 수사 중에 있으므로 중요한 증거 기록일 수 있는 관련자들의 기록을 반드시 안전하게 확보해야 한다.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은 오늘과 미래의 한국인에게 전승해야할 역사문화유산인 대통령기록물을 보호해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검찰은 봉인한 기록을 법정 증거로 이용하고, 대통령기록관은 역사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이다.

 

거듭 확인해두고자 한다. 가장 중요한 국정의 핵심기록인 대통령 기록물을 무단 파기하여 국정농단에 대한 수사를 은폐하거나 후손에게 물려줄 이 시대의 역사를 지워버린다면, 그 책임은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국가기록원장 이상진, 대통령기록관장 이재준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7317

한국기록학회·한국기록관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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