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Korea Association of Records Managers and Archivists

NOTICE/공지사항

[후기] 회원 입장에서 바라본 아키비스트 캠프

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2013. 8. 7. 14:49





2013
76일 토요일,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수많은 기록인들이 서울시민청을 찾았다.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도 기꺼이 휴일을 반납하고 모인 사람들 중에는 반가운 이들도 있는 반면 낯선 얼굴들도 적지 않았다. 풋풋한 기운을 물씬 풍기며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들과 그들 사이사이 숨길 수 없는 연륜이 묻어나는 고수(?). 다소 이질적인 그 분위기 속에서 일개 회원 자격으로 참석한 나는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며 옛 추억과 현실 사이 약간의 괴리감을 곱씹었다.


반가운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수 년 만의 안부를 묻는 사이 조금 늦어졌지만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었다
. 기록학 분야에서 쟁쟁한 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지고, 넉넉지 않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많은 준비를 했다는 인상을 행사 내내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전국 각지의 회원들이 보내는 성원이 허투루 쓰이고 있는 것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조용히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이들을 보며 나의 게으름을 반성하기도 하고 고수들의 열정 넘치는 발표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던 시간
. 사실 큰 기대와 포부를 안고 참석한 자리가 아니었기에 만족은 더 크게 다가왔다. 특히 정부3.0에 대한 높은 수준의 고찰과 문제의식 공유는 더없이 포만감을 느끼게끔 하였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지식과 의견을 공유하는 과정이 유의미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일개 회원으로서 느끼는 아쉬움도 있다
. 예산을 만들어내기가 힘들다는 것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협회에서 준비한 행사의 상징성에 비해 장소가 다소 협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또한 서울을 제외한 각 지역 관계자들의 관심과 참여 의지를 끌어 모을 수 있는 힘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비단 큰돈을 들여 장소를 마련하고 화려하게 홍보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큰 상징성을 띤 행사를 한정된 예산 안에서 효율적이고 흥미롭게 구성해나가는 고민을 기록학계 전문가들을 대표하는 협회로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


협회가 내세운 아키비스트 캠프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구다
. 그 자리에 모였던 이들은 정말로 혼자가 아니었다. 이상과 너무나 다른 현실에서 조금 비켜나 마음의 짐을 다소나마 덜 수 있었던 그곳에서 혼자는 없었다. 그러나 아직도 혼자인 많은 기록인들을 아우르기엔 벅차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서울 중심의 모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그 현실적인 이유로 인하여 참여가 어려운 수많은 기록인들을 아우르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협회가 나서서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하여 아키비스트 캠프가 더욱 발전하고 홀로 외로운 기록인이 사라지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