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Korea Association of Records Managers and Archivists

NOTICE/논평

[논평 2017-07] 기록관리현황평가 제도의 진정한 혁신을 시작하자

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2017. 9. 25. 14:29


  [한국기록전문가협회 논평 2017-07]


기록관리현황평가 제도의 진정한 혁신을 시작하자

 

국가기록원은 2008년부터 매년 중앙행정기관, 교육행정기관, 정부산하 공공기관의 기록관리 현황을 평가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약간의 변화는 있었지만 기록관리 업무에 대한 세부 지표를 설정하여, 각 기관이 그 지표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 서면을 통해 평가하는 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기록관리현황평가는 각 기관의 기록관리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평가결과가 국무회의에 보고되고, 언론에 공표되는 만큼 각 기관의 기관장이 기록관리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기관의 기록물관리전문요원이 내부 직원들에게 기록관리 업무를 충실하게 하도록 독려하는 계기도 됐다. 또 국민들은 평가 결과를 통해 각 기관의 기록관리 수준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것은 국가적 차원의 기록관리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러한 긍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국가기록원의 기록관리현황평가가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평가 지표가 적절하지 않고, 행정절차가 매우 부적절하다는 세부적인 지적부터, 평가 제도의 존재 의의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목소리까지 매우 다양하다. 평가를 담당하는 국가기록원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지적이다.

 

각 기관의 기록관리 현황을 평가하는 이유가 단순히 기록관 줄 세우기가 돼서는 안된다. 이 제도의 기본 취지처럼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고, 우수한 부분은 널리 공유할 수 있도록, 각 기관의 기록관리 업무에 대해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어느 기관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니 상을 주고, 어느 기관이 부족한 평가를 받았으니 기록물관리전문요원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결론 내서는 안된다. 또 부족한 부분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실행하는 것을 해당 기관만의 책임으로 떠넘겨서도 안된다.

 

국가기록원의 평가 업무에 대한 홀대는 부실화에 크게 한몫 하고 있다. 2017년 기록관리 현황평가 대상기관은 총 476개이다. 그런데 이 많은 기관의 기록관리 현황을 평가하는 담당 직원은 고작 3명 정도에 불과하다. 평가담당자가 아무리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있어도, 평가에 대한 깊이 있는 검토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법령에 정해진 기간에 맞춰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에, 평가 결과에 따른 구체적인 분석 및 실제적인 개선과 그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더더욱 요원할 뿐이다.

 

기록관리 현황평가는 공공기록관리 체계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각 기관의 기록관이 어떤 방향으로 기록관리 업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정책방향을 드러내는 행위다. 또 각 기관의 기록관리 수준을 발전시켜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는 중앙기록물관리기관과 각 기록관이 함께 그 현황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계기이다. 따라서 평가 제도가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이 각 기록관에 대해서 행사하는 권력이 되어서는 안된다.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기록관 지원이라는 의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현재 국가기록원에서 진행하는 평가 제도는 대상부터 방법, 후속조치까지 모든 부분에서 대대적인 전환이 불가피하다.

 

한국기록전문가협회의 많은 회원들은 기록관리 현황평가 대상기관에서 기록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협회는 이 사안이 우리 자신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갖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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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2017-07] 기록관리현황평가 제도의 진정한 현식을 시작하자_20170925.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