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Korea Association of Records Managers and Archivists

NOTICE/기록관리계 소식

[안내] 2019년 기록의 날 곽건홍 국가기록관리위원장 축사 공유

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2019. 6. 14. 15:35

지난 6월 7일(금) 진행된 기록의 날 기념행사의 곽건홍 국가기록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축사 공유합니다.

영상은 국가기록원유튜브(29:49)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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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행정안전부장관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기록인 여러분!

오늘은 우리 사회가 기록과 기억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기록의 날입니다. 또한 국가기록원 개원 50주년,

기록관리법 제정 2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날입니다.

 

한국의 현대 기록관리 역사는

기록관리법이 없는시대와

있는시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는

자신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철저하게 자신의 모습을 은폐하거나 왜곡했습니다.

 

김대중 정부에서 기록관리법을 제정한 것은

이러한 잘못된 시대를 바꾸는 계기였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기록관리를 국가 아젠다로 채택했습니다.

그 결과 대통령기록은 국가의 공적 자산이 되었습니다.

공공기관에는 기록관리 전문가를 배치했습니다.

 

저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기록을 열람하고,

새삼 기록의 힘을 느꼈습니다.

제가 본 기록에는 보완작업을 위해서 문서는 재검토로 처리합니다. 미안합니다.”라는

대통령의 글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즉 정책결정 과정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배려하는 마음까지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참여정부는 이렇듯 업무 과정과 결과가

모두 기록으로 남을 수 있도록 혁신했습니다.

 

 

최근 경남기록원·서울기록원 등

지방 아카이브가 설립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참여정부 때 뿌려진 씨앗이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참여정부의 기록관리 혁신을 통해

압축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노무현 대통령의 기록관리 혁신 의지는 물론

많은 기록인들의 치열한 문제의식과

노력에서 비롯되었음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여전히 기록이 없는나라입니다.

지난 정부들은 기록관리 분야에 무관심했고,

오히려 국가의 핵심 기록을 무단으로 유출하거나

파기하는 등 퇴행을 거듭했습니다.

 

바야흐로 광장의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민주정부의 시간입니다.

그동안 단절되었던 국가 기록관리 혁신은

문재인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최근까지도 기록학계 등 기록공동체는

여러 계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기록관리 혁신 과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그 방향은 분명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아카이브 철학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있어야 합니다.

아카이브는 더 많은 민주주의라는 시대정신과 함께 호흡해야 합니다.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의 중개자로서 아카이브는

사회정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깊게 성찰해야 합니다.

 

기록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적폐가

과거 정권에서 쌓였습니다.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전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다양한 기록과 기억을 남겨야 합니다.

그 기록유산을 보존하는 아카이브를 설립하고,

이에 필요한 전문가를 배치해야 합니다.

 

국가 아카이브는 많은 행정기관 중의 하나가 아닙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 아카이브는

수평적 설명책임성을 구현하는 기관입니다.

따라서 정부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조직으로

그 위상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권력기관의 기록을 통제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권한을 지닌 독립기관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번 주는 ICA가 정한 세계 기록 주간입니다.

세계 기록 주간의 주제는 아키비스트, 레코드매니저,

정보관리자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21세기 아카이브 디자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록관리 현장은

아직도 20세기에 머물러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여러 과제를, 문재인 정부에서 실현한다면,

그 때 비로소 세계에

우리의 기록문화를 자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는 아무리 압축하려 해도 압축되지 않습니다.

기록문화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기록의 날이 새로운 국가 기록관리 혁신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축사에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