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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비스트의 눈(칼럼 2020-08)은 기록인님께서 보내주신 [대통령기록관 조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입니다. 대통령기록관 분리를 통한 대통령기록관 조직의 정상화에 대한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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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한국기록전문가협회의 공식의견과 무관함을 사전에 알려드립니다.

 

2020-08 대통령기록관 조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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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비스트의 눈(칼럼 2020-08)

 

 

대통령기록관 조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2020.7.20.

기록인

 

 

지난 626일 대통령기록관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임기 종료로 통과하지 못한 법률안과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은 대통령기록물의 효율적 보존ㆍ열람 및 활용을 위하여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장 소속으로 설치ㆍ운영하던 대통령기록관을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변경하고, 대통령이 궐위된 경우 이관을 하는 방법 및 재분류나 이동을 금지하게 하는 등을 규정하는 것이다. 이 법안은 현재 한국의 대통령기록관리제도가 갖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전부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현재 한국의 기록관리수준에서 해볼 수 있는 많은 시도를 담고 있다. 특히 대통령기록관을 국가기록원 소속에서 분리하여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변경하는 것은 다른 개정 조항처럼 기록관리 프로세스 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앞으로 더 개선 발전해야 할 사항의 제도적 기초를 마련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 이 개정 조항은 대통령기록관리법이 규정하고 있는 여러 취지를 살리기 위해 사실 법령 제정 시점부터 수반되었어야 할 사항이다. 따라서 대통령기록관 분리를 통해 이제야 한국의 대통령기록관리는 정상화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대통령기록관의 독립이나 분리라는 용어 대신 정상화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대통령기록관 조직의 정상화는 이번 대통령기록물법 개정안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아니다. 대통령기록관 설립 이후 몇 차례 대통령기록이 정쟁의 대상이 될 때마다 대통령기록관의 전문성과 독립성은 항상 그 해결방안으로 제시되었다. 2017년 구성된 국가기록관리 혁신 T/F에서도 이런 문제의식을 받아들여 대통령기록관리 혁신 과제로 대통령기록관 운영의 중립성ㆍ전문성 보장을 선정하였고, 혁신 방향으로 대통령기록관 조직을 행정안전부(국가기록원)로부터 독립시켜 최소한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대통령기록관의 고유 전문업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통령기록관을 전문 거버넌스 조직으로 개편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p.162.)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5월 열린 한국기록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조영삼은 대통령기록관의 독립성 보장 방안으로 대통령기록관을 국가기록원에서 분리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기록관 분리를 위한 연구는 아니지만 2018 7월 대통령기록관의 요청으로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 전주대학교 오항녕 교수)이 수행한 디지털 기반의 대통령기록관리 혁신 및 관리체계 구축 연구용역’(이하 연구용역)은 대통령기록관 조직의 정상화가 필요한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연구는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의 관계(p.10.)에 대해 국가기록원 소속기관으로서의 대통령기록관의 한계로 인한 정치적 중립성이 부재하고, “대통령기록관의 제한된 인사ㆍ예산권으로 인해 대통령기록관이 소극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대통령기록관의 전문성 개발 약화를 초래하고 아카이브로서의 기본 책무를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내 기록전문직 순환 근무로 인해 대통령기록전문가 양성() 불가능하고, 대통령기록을 철저한 각오를 가지고 보호하려는 의지를 가진 전문직의 양성을 불가능하게 한다며 대통령기록관리 전문성 부재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대통령기록관이 행정안전부의 이차 소속기관으로서 가지는 제도적 제약(인사ㆍ예산ㆍ발전전략ㆍ업무기획)을 해소함으로써 대통령 역사기록보존기관의 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음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현재 대통령기록관 조직이 갖는 문제점을 잘 정리하고 있다. 이번 대통령기록관 분리는 그간 대통령기록관 내부, 학계 등의 대통령기록관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한 현실적인 대안인 것이다.

 

법안이 마련된 이후에는 공식적인 거버넌스 기구를 통해 논의가 진행되었다. 대통령기록관리전문위원회(당시 위원장 남영준)2018622일 제32회 회의에서 보고안건으로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 개정방향 및 주요내용을 논의하였다. 이후 제47회 국가기록관리위원회에서는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개정()’을 심의 안건으로 상정하고 논의하였다.(참고로 이 회의에서 국가기록관리위원회는 제도에 관한 것은 심의사항이 아닌 것으로 되어 있다는 의견에 따라 의결은 하지 않고 심의만 하는 것으로 결정) 이 회의에서, 한 위원의 대통령기록관 분리 필요성에 대한 의문에 다른 위원이 대통령기록관의 독립은 전문성의 문제이며, 독립된 기관으로 만드는 것은 정치적 독립에 유리하다고 판단한다고 답변하는 등 활발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확인된다.(국가기록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국가기록관리위원회가 국가기록관리 정책을 결정하는 거버넌스 기구로서 기능을 발휘한 것이다.

 

그럼 이제 우리 기록관리전문가들이 할 일은 대통령기록관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한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떼는 것이다. 많은 장애물이 예상된다. 이미 20대 국회 당시 한 국회의원은 대통령기록관 분리의 취지와 목적을 이해하지 못하고, ‘전문적인 국가기록원 소속으로 있는 것이 전문성에 도움이 된다, 행안부 소속으로 가서 조직과 예산을 늘리겠다는 것인가등의 발언을 하였다.(369- 행정안전소위 제3(2019723) 그러나 이런 몰이해를 그저 탓할 수는 없다. 대통령기록관을 포함한 기록관리전문가들대통령기록관리의 수혜자인 국민들에게 그 필요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조직과 예산의 분리는 왜 전문성과 연결되는가

기록관리전문가의 전문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먼저 기록의 내용과 맥락에 대한 전문성이다. 기록관리전문가는 자신이 관리하는 기록의 내용과 맥락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용자가 원하는 기록을 적절하게 서비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록의 특성에 맞는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도 있다. 대통령기록관리에서는 각 대통령별 기록의 특성은 무엇인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그 기록은 어떤 맥락을 갖고 관리되어 왔는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당연히 이러한 전문성은 단시간 내에 저절로 습득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기록물의 내용을 확인하고, 이용자와 소통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해당 기록에 대한 전문성을 갖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 기록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전문성이다. 주지하다시피 공공기록관리와 대통령기록관리는 프로세스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공공기록은 기록관에서 중앙기록물관리기관까지 특정 시점을 가리지 않고 스케줄에 따라 지속적으로 이관되지만, 대통령기록관리는 5년 임기에 맞춰 한꺼번에 이관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모든 프로세스가 이런 큰 틀에 따라 움직인다. , 대통령기록관리의 주요 프로세스는 대통령의 임기인 5년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처럼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을 순환보직으로 운영하는 체계를 유지하게 되면, 대부분의 대통령기록관 업무는 항상 그 업무를 처음 해보는 담당자에 의해 수행된다. 대통령기록관리 프로세스에서 업무 노하우가 쌓일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실증적 사례로, 대통령기록법 제정 등에 참여한 곽건홍은 논문(자율과 분권, 연대를 기반으로 한 국가기록관리 체제 구상, 기록학연구 22, 2009)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5월 단행한 국가기록원 조직 개편 이후 20092월 진행된 국가기록원 내부 인사에서 대통령기록 이관 업무와 대통령기록관 안정화에 기여 했던 다수의 인원이 다른 부서로 배치된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용역이 지적한대로 국가기록원장이 대통령기록관의 예산권을 가지고 있고, 과장급 이상 직위에 대한 인사권을 가짐으로써 대통령기록관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데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p.12.) 따른 전문성의 부재는 대통령기록관 조직의 정상화를 상정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힘들다. 연구용역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국가기록원과 순환보직될 필요가 없는 대통령기록관 직원은 대통령기록을 철저한 각오를 가지고 보호하려는 의지를 가진 전문직으로 양성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예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언제 대통령기록관을 떠날지 모르는 담당자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없다. 만약 대통령기록만을 온전히 관리하는 전문가로 양성된다면, 예산에 있어서도 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어 5년 이상 대통령기록관에서 근무한 전문가는 지난 대통령 기록물 이관 때 깨달은 문제점을 다음 이관에서 해결 해야겠다는 계획도 세울 수 있다. 대통령기록을 수십 년 동안 관리한 전문가는 이용자에게 가장 적절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결국 그 수혜는 대통령기록을 이용하는 이용자, 즉 국민이 입게 된다.

 

 

대통령기록법은 온몸으로 대통령기록관의 독립적 운영을 전제하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조직의 정상화는 대통령기록법의 취지를 지키기 위해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일단 법령이 따로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대통령기록물이 다른 기록물과 구분되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독립적인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을 의무적으로 설립하여 운영해야 하는 광역자치단체의 경우도 별도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볼 때, 대통령기록의 독립성을 특별히 인정한 것이다. 각 조항도 대통령기록관의 독립적 운영을 전제하고 있다. 법안 제정 당시 안병우 국가기록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대통령기록물법의 제정으로 전문적이고 중립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하였다. 대통령기록은 그 중요성과 특수성으로 인하여 중립적이고 전문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그 업무도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대통령기록물관리법, 그 의미를 짚어본다, 안병우, 기록인 창간호, 국가기록원, 2017)

 

17(대통령지정기록물의 보호) 4항 제3호는 대통령기록관 직원이 기록관리 업무수행상 필요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의 장의 사전 승인을 받은 경우지정기록물을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열람, 사본제작 및 자료제출을 허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정기록물의 관리를 위해서 열람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대통령기록관 직원뿐이다. 그런데 제11(이관) 1항은 이관대상 대통령기록물을 중앙기록물관리기관으로 이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그 이관의 의무를 국가기록원장에게 지우고 있다. 같은 조 제3항은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장은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대통령기록물을 이관 받은 때에는 대통령기록관에서 이를 관리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의 지정기록물 열람을 규정한 조항과 이 조항을 연결해서 해석해보면, 현재 이관의 책임이 있는 국가기록원장(중앙기록물관리기관장)은 지정기록물의 내용은 물론 목록도 확인하지 못한 채 이관 업무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23(대통령기록관의 장) 2항은 대통령기록관의 장의 임기는 5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공기록물법이 중앙기록물관리기관장의 임기를 규정하지 않은 것과 달리, 특별히 임기를 규정하는 것이다. 이는 임기를 보장 받음으로써 독립적인 대통령기록관리 업무를 수행하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사실 지금 법에 이미 제정 당시 있었던 조항이 뭐냐하면 대통령기록관의 관장은 전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었습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지정기록을 포함해서 맡기자는 취지였는데...’(2019.9.11.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출연 당시 인터뷰)라고 이야기하였다. 전임 대통령의 관장 임명이 법에 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약간의 오류는 있지만, 이 말은 대통령이 신임하는 관장을 선임해 독립적으로 지정기록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기록물법의 취지임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통령기록물법은 제2장에서 대통령기록관리전문위원회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2007제정 당시 대통령기록관리위원회로 있었던 것이, 2010년 개정을 통해 국가기록관리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로 격하된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기록관리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의견이 있다.) 공공기록물법에서 그 어떤 전문위원회도 규정하고 있지 않는 것과 달리 대통령기록관리의 거버넌스 차원의 독립성 및 전문성 보장을 위해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대통령기록물법은 대통령기록관의 독립적 운영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시급히 대통령기록관 조직을 정상화하고, 현재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역할로 되어 있는 부분을 대통령기록관이 스스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논란이 되었던 개별대통령기록관의 설립과도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연구용역에서 제시하고 있는 개별대통령기록관 설립의 3가지 방안은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의 통합대통령기록관과의 강한 협업체계를 상정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기록물법 제25(개별대통령기록관의 설치 등) 1항은 설치 주체를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설치의 주체와 강한 협력이 필요한 주체가 서로 다르다면, 개별대통령기록관의 효과적 운영은 쉽지 않다. 연구용역도 이 문제를 지적하며 설치 주체와 조직 위상에 대한 개정이 요구된다고 설명하고 있다.(p.157.)

 

 

종속적 운영으로 인한 현실적 문제점

대통령기록관이 2차 소속기관의 지위를 갖는 것의 문제점은 앞서 설명했다. 그럼에도 정치적 독립성 훼손, 전문성 강화 등은 현재 우리 눈에 보이는 현실의 문제점이 아니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실질적 문제를 경험한 바 있다. 2017, 전임 박근혜 정권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문건이 청와대 비서실에서 쏟아져 나온 바 있다. 국민들은 지난 정권에서 있었던 대통령기록관리의 부실을 직접 목격했다. 이 사건은 근본적으로 이관을 담당하는 국가기록원의 지위와 위상이 매우 낮고, 그 전문성도 약하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대통령기록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대통령기록관의 조직을 정상화하는 일이 매우 시급한 것이다. 또 최근에 일어난 기록물 폐기금지제도 시행은 대통령기록관이 왜 국가기록원으로부터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실증적 사례로 볼 수 있다. 기록물 폐기금지제도는 그 도입 취지와 달리 조사 및 수사기관의 요청을 허용함에 따라 국가기록 평가체제에 조사 및 수사기관이 개입하게 된다는 치명적인 독소조항을 포함하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독소조항이 대통령기록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기록관리법 개정안에는 폐기금지보다 더 강력한 조치인 대통령기록의 이동이나 재분류 금지조항이 포함되었는데도 공공기록물관리법은 강행되었다. (이 점은 앞서 언급한 조영삼의 발표문을 참고)만약 대통령기록관이 국가기록원 소속이 아니라 동등한 지위를 갖는 기관이었다면, 양 기관의 논의를 통해 이러한 조항의 적용이 배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기록에 폐기금지제도가 적용돼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대통령기록관이 국가기록원에 종속되어 있음으로 인한 문제점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국가적 차원의 아카이브 체계 구축

대통령기록관 조직이 정상화되면, 공공기록관리와 대통령기록관리가 분리되어 일관되고 효율적인 국가차원의 기록관리정책 실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기록관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인 민주주의라는 전제하에 이해해야 한다. 민주주의 원리는 현재 인류가 발명한 사회를 운영하는 가장 적합한 체제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당장의 효율성을 발휘하는 체제는 아니다. 서로 다른 많은 사람들의 가치관을 인정해야 하고, 어느 때는 지루한 토론도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 끝에 가장 합리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이런 민주주의 원리가 우리 기록관리체계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 민주주의 원리 중 하나인 삼권분립에 따라 입법, 사법, 행정부가 각각 영구기록물관리기관을 설립해 운영해 나가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더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지방자치 원리를 인정해 자치단체의 경우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을 설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가적인 차원의 일원화된 기록관리 체계보다 각자의 특성을 반영하는 다양한 아카이브가 서로 연대와 협력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기록관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분리되면 현재와 같이 국가기록원하의 다른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는 의사결정이 불가능할 수 있다. 당연히 국가기록원의 공공기록에 대한 정책은 대통령기록관리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어느 때는 국가기록원과 협력하고, 또 어느 때는 반대하는 것이 정상적이며, 건강한 관계로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앞서 설명한 폐기 금지제도가 독소조항화 되는 것과 같은 경우도 예방할 수 있다. 실제로 공공기록관리법은 최근 개정(2020.6.4. 시행)을 통해 이러한 독립적인 두 기관의 협력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이미 구성해 놓고 있다. 15(국가기록관리위원회) 2위원구성을 개정하여 그간 위원 자격이 없었던 대통령기록관의 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법안을 심의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5조제2항제3(국가기록관리위원회 위원 구성 규정)의 경우 대통령기록관을 중앙기록물관리기관으로부터 분리하여 동등한 지위로 격상하는 내용으로 정부가 제출한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017661)를 반영한 조치임이라고 검토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 동등한 지위에서 연대와 협력을 하되, 국가적차원의 정책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기구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중앙집권화되고 일사불란한 의사결정, 행정조직을 통해 압축성장한 만큼 많은 부작용도 겪었다. 한국에서 공공 기록관리 체계가 자리 잡은 과정은 효율만 강조하는데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렇다면 기록관리 체계 자체도 더욱 민주적이고 분권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대통령기록관 조직의 정상화는 국가적 기록관리체계의 재설계, 더 많은 다양한 아카이브의 설립 등 거시적인 시각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기록관 분리는 시작이다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대통령기록관을 분리하는 것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 조직이 분리된 이후 대통령기록관은 본격적으로 업무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립하고, 국민들이 대통령기록관리를 신뢰할 수 있도록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행정안전부 소속에 따른 한계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시점에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더 근본적인 행정위원회 체계, 독립기관화 등 더욱 발전된 형태의 조직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사실 우리 사회는 이미 그런 근본적인 형태의 문제해결을 상상해본 경험이 있다. 2007년 대통령기록법 제정되기 이전, 당시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예문춘추관법은 대통령기록물을 관리하기 위한 독립적인 기관으로, 위원회 구조(대통령, 국회, 대법원이 각각 3인의 위원을 추천하여 구성)의 예문춘추관을 설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국회의원 73인의 공동발의로 추진되었다. 독립적인 대통령기록관리에 대한 공감대가 이미 형성된 경험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가기 위한 현실적인 첫걸음이 바로 대통령기록관의 분리. 궁극적인 문제해결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한 상황에서 바로 이상적인 체계를 갖추자고 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상적인 조직 형태를 이루는 과정은 결국 기록관리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현재 대부분의 공공기록관리에 대한 관심이 대통령기록관리에 쏠려있는 현상을 볼 때, 대통령기록관리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전체 공공기록관리의 신뢰를 회복하는데도 긍정적이다. , 조직이 분리된, 공공기록관리를 담당하는 국가기록원도 대통령기록관 조직 정상화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게 된다는 뜻이다. 공공기록관리, 대통령기록관리 구분을 떠나 공공기록관리의 정상화를 원하는 모든 기록관리전문가가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이유다.

 

 

 

 

* 이 글은 주로 아래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모든 자료는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1.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 2020. 6. 4.)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 2010. 8. 5.)

2.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제안일자 2018. 12. 21.), 행정안전위원회 검토보고서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제안일자 2020. 6. 26.), 소관위 회의정보 회의록

3. -나라 정책연구 프리즘

디지털 기반의 대통령기록관리 혁신 및 관리체계 구축,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 2018

4. 한국기록학회, 기록학연구

2020년 춘계온라인학술대회 학술대회 자료집 및 참고자료

자율과 분권, 연대를 기반으로 한 국가기록관리 체제 구상, 곽건홍, 기록학연구 22, 2009

5. 국가기록관리위원회 홈페이지

32회 대통령기록관리전문위원회 회의 개최 결과

47회 국가기록관리위원회 정기회의 개최 결과




Posted by 한국기록전문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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