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기록전문가협회와 한국기록학회, 한국기록관리학회는 2024년 8월 29일에 고시된 공공기록물법 개정(안)에 공동 TF를 구성하여 논의를 진행하였고, 아래와 같은 입장문과 검토의견서를 회원들에게 공유합니다. 3단체는 이번 공공기록물법 개정(안)에 대하여 반대의 입장을 밝히며, 국가기록원이 새로운 기록물법 개정을 위한 논의에 참여하기를 요구합니다.
회원 여러분들께서는 아래 입장문과 검토의견서를 참고하시어 이번 개정(안)에 대한 의견 개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 의견 남기는 곳(국민참여입법센터) : https://opinion.lawmaking.go.kr/gcom/ogLmPp/79606?lsNm
[공공기록물법 일부 개정안(2024)에 대한 기록학계 및 관련 단체의 입장문]
공공기록물법 일부 개정안(2024)에 대한 기록학계 및 관련 단체의 입장문
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와 한국기록학회, 한국기록관리학회 3단체는 2024년 8월 29일 행정안전부공고 제2024-1246호로 공고된 이번‘「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이하 ‘개정안’)’이 2006년 전면 개정 이후의 기록관리 변화와 사회적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소통 부재, 행정 편의적 조치’라는 점에서 그 인식을 같이하며 다음과 같이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다.
행정안전부와 국가기록원은 ‘기록의 사회적 가치와 효용성 확대를 통한 기록문화 발전’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개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첫째, 법률명 개정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개정안은 제명을 ‘국가기록물법’으로 변경하고‘기록물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보존 및 국민적 활용·체험 증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제명과 법 목적은 사회현상을 올바로 반영하고 국가기록물 관리의 방향을 설계하는 지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개정안은 국가기록물 관리에 대한 공공성의 지향을 담고 있기보다는 효율성과 보존편의주의적 시각에서 기록물관리를 이해하고 있다. 국가기록원은 법 목적의 개정이 기록의 사회적 가치와 효용성을 충분히 담고 있는지, 기록관리의 미래를 담고 있는지 다시 고민해야 한다.
둘째, 기록물의 개념과 정의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법이 필요하다.
개정안은 기록물을 ‘공공기록물’, ‘민간기록물’, ‘국외기록물’, ‘데이터형기록물’, ‘전자기록물’로 구분하여 정의하면서 기록물의 개념과 정의를 혼란시키고 있다. 기록물에 대한 현행법의 정의는 매체 중심으로 지나치게 기능적으로 접근하고 있기에 그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특히‘공공기록’의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하고 있어 기록관리 대상이 공적 영역에서 생산된 모든 기록을 포함하지 못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보다는 생산 주체, 소재 지역, 형태에 따라 기계적으로 기록을 구분하는 행정 편의적 조치를 통해 혼란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행정 편의가 아니라 진정 기록을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정부 주도의 민간기록관리제도 수립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민간기록물의 보존과 활용의 활성화’를 위해 민간기록물을 국가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민간기록의 본질과 내용을 심각하게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수년간 민간 영역에서는 그 고유의 가치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기록 활동을 해왔고 그 성과 또한 적지 않다. 국가 중심 민간기록물 관리 방식은 민간 영역의 기록 활동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하여 민간 영역 기록 활동을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 따라서 그간의 활동과 성과를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방법으로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넷째, 국가기록원의 위상과 역할을 다시 고려해야 한다.
국가기록원은 행정안전부 소속기관으로 국가기록물관리의 총괄 기능을 맡고 있다. 정책기관으로의 역할을 통해 국가기록관리체계를 설계하고 기록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 제9조에 따르면 기록물관리의 총괄·조정 권한이 국가기록원장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가기록원이 정책기능을 포기하고 집행기능에 치중하겠다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있으며, 장기적으로 국가기록원의 전문성을 저해할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국가기록원은 국가기록원의 위상과 역할을 다시 고려하여 전문성을 가진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기록전문직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방안까지 전방위로 검토해야 한다.
다섯째, 개정안에 대한 기록관리 현장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개정안은 기록관리 현장의 업무에도 많은 변화와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준공공기관 개념의 도입, 전자기록물관리체계의 통합을 위한 시스템 통합, 정보공개접수 창구의 역할 변화, 보존기간 미경과 기록에 대한 재평가, 기록관리 실태점검, 데이터형기록물의 관리, 기록물평가심의회의 변화’ 등 많은 사항이 기록관리 현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번 개정안이 기록관리 현장의 의견을 얼마나 수렴했는지 알 수 없으나 업무 편의와 행정효율만을 위한 법 개정인 것은 알 수 있다. 국가기록원은 기록관리 현장과 국민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고민하는 여러 우려에 귀 기울여야 한다.
여섯째, 국가기록원은 기록의 사회적 가치와 효용성 확대를 위해 공공기록물법 개정을 다시 논의 해야 한다.
법률 개정은 국가와 시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문가들의 충분한 논의와 검토 그리고 시민사회와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개정은 추진 과정에서 논의는 부재하였고 입법예고 이후의 설명도 부족하였다. 그 절차와 방법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논의와 전문적인 검토 없이 성급하게 추진된 개정안은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하며, 국가기록원은 기록의 사회적 가치와 효용성 확대를 위한 기록물법을 만들기 위한 공론의 장에 참여하여야 한다.
우리는 공공기록물법 개정 필요에 공감한다. 개정안이 그동안 기록학계 및 시민사회, 실무현장에서 논의되어 온 다양한 이슈들을 두루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하지만 개정 과정이 다양한 논의와 의견수렴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개정안 또한 문제점을 다수 나타내고 있는 것에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이에 학계와 시민사회 그리고 실무현장과 함께 다시 한번 법률 개정을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국가기록원의 공공기록물법 개정 추진이 새로운 국가기록관리체계를 설계하는 중대한 분기점으로 인식하고, 이를 위한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24년 9월 30일
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한국기록학회
한국기록관리학회
<첨부파일pdf>
1. 공공기록물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기록학계 및 관련 단체의 입장문
2. 공공기록물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기록학계 및 단체의 검토의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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