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Korea Association of Records Managers and Archivists

NOTICE/아키비스트의 눈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26. 13:24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록관리와 여성

세상초보

얼마전 모 기관에 업무협의차 방문한 적이 있었다. 협의를 마칠 무렵, 그 기관 팀장의 말이 전문요원 면접 때 마음에 드는 응시자가 있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사람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그 ‘여러 가지 이유’는 대화를 계속하면서 알 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 응시자는 여성이었던 것이다. 여성은 조직에서 배려할 일들이 많아서 같이 일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유일한 남성 응시자를 채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록관리 분야는 여성이 너무 많아서 상대적으로 남성이 실력발휘를 못하고 채용도 힘들었다며 면접의 애로점을 호소했다. 덧붙여서 국가기록원은 여성이 많아서 업무를 어떻게 하냐는 말까지 함께. 물론 남성이라는 이유로 연구사를 채용한 것은 아니겠지만 팀장의 말만으로는 충분히 그렇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 자리가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일은 의외로 많다. 기관과 협의하면서 “기록관리는 남자가 없나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전문요원을 채용하려니 남성연구사가 없어서 난감하다는 것이다. 이유를 물어보면 다른 업무도 해야 하는데 여성은 부담스럽다고 한다. 다른 업무가 무엇일까. 기록연구사는 기록물관리 업무를 하라고 뽑는 것 아닌가? 기록물관리 업무가 남성이 잘하고 여성은 못하겠는가. 팀장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시집가면 그만인’ 여자보다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인’ 남자가 책임감도 강하고 군말(?)없이 일도 잘하기 때문에 남자직원이 좋다는 뜻일 것이다. 힘 써야 하는 일, 장기출장, 집안 대소사, 육아 등 여자는 배려할 일이 많아서 힘들단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식구가 있는 사람이라면 남녀를 떠나 모두가 힘들고 어려워한다.
 
굳이 여자여서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이유로 다수가 여자인 기록관리 현장과 인력에 대해 불만이라는 기관이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여성연구사도 남성연구사와 마찬가지로 기록물을 쌓아올리고 야근도 마다하지 않으며 아무리 먼 곳이라도 방문하여 기록물을 실어 나른다. 그리고 나의 사명과 업무 책임성에 대해 절박하다. 우리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일부에서 여성연구사는 굵직한 업무를 연속적으로 수행하기 힘들고 말이 많다고 한다.
 
요즘 교단뿐 만이 아니라 공무원과 대학 합격률까지 여성이 남성을 추월했다고 한다. 여성의 능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하고 있어도 현실은 그렇지 않은 기록관리 현장이 안타깝다.
 
기록관리 전공자가 여성이 다수이니 여성연구사 채용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으로 동등하길 바랄 뿐이다. 역차별은 말아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에게 부족한 점과 강점을 분석하여 받아들이고 내세울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왜 남자는 없어요? 기록관리는 여자만 해요?” 라는 말이 쏙 들어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