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Korea Association of Records Managers and Archivists

NOTICE/아키비스트의 눈

[아키비스트의 눈] 화난다, 놀랍다, 아쉽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7. 18. 11:24

화난다, 놀랍다, 아쉽다



219노선버스
 
1.
최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원문이 한 국회의원의 블로그에 공개되었습니다.
여러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일독해보셔도 좋겠습니다.

그 어떤 국가정책에 대해서도 찬/반이 있을 수야 있다지만, 금번의 협정 추진이 “미래를 위한 실용적 외교정책”이라는 주장은 좀처럼 수긍이 되질 않습니다. 이번에도 오해인가요?
더군다나 “국무회의 즉석 상정”의 방식으로 여러 절차를 생략한 채 비밀리에 추진한 것은 국민에게 모욕감마저 갖게 합니다.

공공기록관리법의 “조사·연구서 또는 검토서의 작성” 규정을 지켰을까요?
국무회의 회의록에는 자세한 정황 설명이 기록되었을까요?

절차는 이래저래 허점을 찾아내 피해간다고 하더라도,
기록화마저 충분치 않게 해서 그 전말을 흩트리는 일은 방치할 수 없는 일입니다.

 
2.
이 와중에 여권의 한 대선 출마자가 표방한 정부운영 방안은 매우 충격적입니다.
가장 유력한 후보의 약속이니 이 역시 일독해보시기 바랍니다.

“투명하고 유능한 정부3.0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와 비전은 가히 환영할 만합니다. 진즉에 앞선 정부들이 쏟았던 노력을 이어서 이렇게 나아갔어야 할 일입니다.
다만, 앞서 살펴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에 대한 정부나 여당의 태도가 바로 눈앞에서 또렷이 드러나고 있으니 이 약속을 곧이 믿기는 힘들겠습니다. 5.16 군사쿠데타가 당시로서는 불가피했고 또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인식과는 너무나도 그 괴리가 심한 듯합니다.

“공개·공유·소통·협력”은 한낱 정보처리의 어떤 기술이 아니라 오늘날 어떠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이뤄내야 할 가치입니다. 나를 먼저 내보이고 나를 되돌아보고 나를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지켜볼 일입니다.


3.
이번엔 연일 관심을 끌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또 다른 비전입니다.

정보공개에 기반한 민주적 시정 운영을 가시화해온 서울시의 도서관 청사진입니다. 듣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꿈입니다. 이처럼 작은 동네 도서관이 생긴다면 기꺼이 자원봉사라도 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아카이브즈도 이처럼 작지만 다양하고 알차게 만들면 좋겠습니다. 서울시가 설립해갈 수많은 공공도서관에 민간기록을 포함하는 아카이브즈가 함께 포함되는 것도 좋겠습니다. 민간아카이브즈의 설립과 운영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서울시 조례로라도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주민들의 역사 의식과 문화 역량을 강화하고, 건강한 마을 공동체의 소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아카이브즈의 설립과 운영에 대해 서울시의 보다 깊은 성찰과 관심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