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Korea Association of Records Managers and Archivists

NOTICE/아키비스트의 눈

[야단법석] 기록전문가의 재능기부(1) - 인생 이모작의 바램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0. 15. 10:49

'기록인 칼럼'의 10월 지정주제는 '기록전문가의 재능기부'입니다.
일터 외의 곳에서도 나만의 전문성으로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개인에게도 기록공동체에게도 매력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전문성으로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요?


인생 이모작의 바램

깃발

공자님 정도 되어야 마흔에 미혹됨이 없는 ‘불혹(不惑)’을 경험할 수 있으려나.... ‘나이 듦’은 역할의 다양한 변화를 요구한다. 그 역할놀이가 내 몸에 맞지 않은 것 같은 고민과 회피의 반복 속에서도 향후 ‘기록관리와 관련해서 해보고 싶은 일’에는 변함이 없다.

수집형 기록관에서 일했던 경험은 필자에게 역동적인 기록관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또한 필자는 일천하지만 ‘기록관리가 필요한 곳인데, 방법을 모르는 곳’에 자원봉사 개념으로 기록관리를 도운 경험이 있다. 기록의 중요성은 어렴풋이 인지하지만, 관리의 개념도, 예산도, 인력도 충분하지 않았던, 그러나 해보고자 하는 마음만은 열정적이었던 그들과의 짧은 경험은 ‘더불어 일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어려운 환경에서 소신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욱더 일을 잘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기록관리를 도울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더불어 일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어렵겠지만 기관의 상황논리에 휩쓸리지 않는, 기록학의 원칙이 최대한 지켜지고, 그 바탕에서 준용되는 방식을 노력해 보고 싶다.
또한 나는 계속 현역이고 싶다. 체력이 허락되는 한, 그리고 내가 쓰임이 있는 한, 필요한 곳에서 관리자가 아닌 직접 먼지를 마시고, 당사자들과 부딪치고, ‘힘쓰는’ 일을 하고 싶다. 부단한 현장경험의 노하우를 놓치지 않고 동학과 후배들과 공유하고 배우면서 ‘꼰대스럽지 않게 나이 듦’을 원한다.

사십대는 인생 이모작의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라는데, 앞서와 같은 내 인생 이모작 준비를 위해 설익은 역할놀이도 회피하지 말고 차츰차츰 현명함도 갖춰나가길 스스로에게 바래본다.
갈 길이 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