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Korea Association of Records Managers and Archivists

정인 2

[야단법석] 기록전문가의 필수품(6) - 내 낡은 서랍 속의 장갑

'기록인 칼럼'의 4월 지정주제는 '기록전문가의 필수품'입니다. 우리가 매일 지니고 다니는 것, 공부나 일을 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것...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내 낡은 서랍 속의 장갑 정인(定印) 사무실 비품함에는 빨간 코팅이 입혀진 목장갑부터 번들번들한 나일론 장갑, 손에 꽉 끼는 라텍스 장갑까지 용도에 따라 달리 쓰이는 다양한 장갑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서랍 속에 넣어두고 있던 하얀색 면장갑을 즐겨썼다. 손바닥에 고무 엠보싱이 입혀져 있어 종이를 잡기에도 편했고, 면장갑이라 손을 마음대로 움직이기도 수월했으며, 끼고 벗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어떤 작업을 하더라도 유용하게 쓰이던 그 만능 장갑 하나를 내 전용으로 늘 옆에 두고 있었다. 장갑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기록물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야단법석] 기록관리와 여성(3) - 들어도 들어도 모자란 목소리

'기록인칼럼' 3월의 지정주제는 ‘기록관리와 여성’입니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록관리와 여성의 관계, 기록관리계의 여초현상 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들어도 들어도 모자란 목소리 정인(定印) 불이 켜졌다. 97년 어느 날, 혜화동 작은 소극장은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찼다. 나는 눈물이 멈추질 않아 고개만 치켜들고 있었다. 일행들 중 누구 하나도 먼저 일어나자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일본군 위안부의 ‘낮은 목소리’를 처음 듣던 그 날을 그렇게 기억한다. 얼마 전 그들 중 한 분인 이용수 할머니가 한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날이 떠올랐다.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리는 일본 정부와 무기력하기만 한 한국 정부를 더 이상 믿지 못하고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한을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