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Korea Association of Records Managers and Archivists

NOTICE/아키비스트의 눈

[야단법석] 기록전문가의 필수품(4)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4. 20. 19:32

 '기록인 칼럼'의 4월 지정주제는 '기록전문가의 필수품'입니다.

우리가 매일 지니고 다니는 것, 공부나 일을 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것...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록전문가의 필수품

깃발


 
필자에게 있어 접착식 메모지(일명 포스트잇)는 ‘애증의 대상’이다. 사실 메모지 따위를 가지고 애증 운운하는 것은 과장도 이만저만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쨌든 필자는 기록전문가의 필수품으로 ‘이 녀석(?)’을 소개하고자 한다.

수집형 기록관에서 수집활동은 기록전문직의 업무 중 가장 역동적인 직무가 아닌가 싶다. 지하실, 베란다, 창고 등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다양한 장소에 보관된 무질서하게 보이는 기록 더미를 기증자에게 수집하는 일은 물리적인 기록의 입수뿐만이 아니라 기록물 보관이력 및 개별 정보를 청취하여 획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매뉴스트립트 수집시 접착식 메모지는 현장에서 빠르게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기증자는 보관 맥락이나 관련된 에피소드, 미처 기억하지 못했던 중요한 기록과 관련된 내용을 순간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부지기수다. 이럴 때 기증자의 말을 끊지 않으면서 재빠르게 접착식 메모지에 그러한 내력을 기록하거나 관련된 개별 중요기록에 메모지를 붙여 두면 수집정보 정리나 기술시 이를 유용하게 참조할 수 있다. 필자는 특히 해외 기록 수집시  하루에 여러 명의 기증자를 만나 수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방법으로 다양한 정보를 빠른 시간에 획득할 수 있었던 경험이 있다. 

한편 접착식 메모지는 앞서 말한 바, 기록관리의 매우 유용한 도구일 때도 있지만, 보존해야 할 기록 그 자체일 때도 있다.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시 많은 시민들이 추모의 글을 접착식 메모지에 써서 붙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이를 게시했었다. 결국 ‘서거추모기록’의 유형에 이러한 접착식 메모지는 매우 중요한 기록이 되었는데, 비닐두루마리에, 폼포드지에, 플랭카드에 붙여진 접착식 메모지를 그 자체로 보존할 수 없어 방안을 고민을 해야 했다.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그 절절한 내용을 보면서 정리해야 했던 그 당시는 메모지를 한 장 한 장 떼어 내는 물리적 수고로움보다 심적으로 더 괴로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생각해보니 근무했던 기록보존소에 수집시 붙여두었던 접착식 메모지가 아직도 붙여져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던 정보는 향후 정리기술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떼지 않고 붙여두었었다. 아직도 남아있다면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담은 일종의 기록관리 소통의 도구로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아.. 이런.. 전제가 있다. 나조차도 종종 알아보기 힘든 나의 악필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자여야만 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