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맞아


219노선버스
 
오랜 시간을 버티다 뒤늦게 결혼한 처제가
조카를 순산하였습니다. 동서는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앞서 두 분의 집안 어른을 여의었으니
모처럼의 기쁨일 뿐만 아니라 곱절로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남겨지는 사람으로서 겪는 슬픔보다
새로 맞이하는 입장에서의 반가움이 한결 큰 것은,
나이 듦에 대해, 그리고 이승의 인연에 대해
조금이나마 배워온 연륜 때문이려니 싶습니다.

그러다가 왠지 죄송한 마음이 들어
처음의 어딘가로 돌아간 그분들의 자취를 돌아봅니다.
집안에 남아 있던 것은 물론,
학창시절의 것들과 가까이 지내던 벗들과의 사연 속에
낯설면서도 그리운 그 모습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한 눈에 알아보고 단박에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무르팍에서 자란 세대인 까닭에
집안의 내력과 성쇠는 꿈에서라도 본 듯하지만,
개인 삶의 장면들에 대한 그간의 귀동냥은
정말이지 부질없는 일입니다.

부쩍 치매에 대한 염려가 깊어지신 아버지와 어머니
살아오신 역정과 남기시고픈 사연들을
녹음이라도 하여 받아 적어두어야 하겠습니다.
날이 좋을 땐 쉬엄쉬엄
학교며 고향마을의 정취도 함께 사진에 담아야겠습니다.

6월 끝자락 여름의 문턱에서 저를 나으시고
얼마나 기쁘셨는지
감사의 기도에 담았던 희망과 기대는 무엇이었는지
가만히 여쭈어 듣고서
정말 그처럼 세상에 기븜이고 자랑답게 살아왔는지
제게도 물어볼 요량입니다.





Posted by anarc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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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록인 2012.06.19 1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신 축하드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