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2026-02] 공공기록물법 시행령 개정 법제처 심사의뢰안은, 부분 수용에 그치고 핵심은 후퇴했다

2026. 2. 22. 19:25논평

[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 논평 2026-02]

 

 

공공기록물법 시행령 개정 법제처 심사의뢰안은,

부분 수용에 그치고 핵심은 후퇴했다

 

 

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회(이하 협회)는 최근 법제처에 심사의뢰된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개정안(이하 심사의뢰안)을 검토한 결과, 기록관리단체협의회(이하 기단협)와 협회가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시행령 개정의 핵심 문제 중 준영구 보존기간과 관련한 일부 문제만 제한적으로 반영되었을 뿐, 나머지 세 가지 사안은 오히려 기존 수정개정안보다 후퇴한 것으로 판단된다.

 

법제처 심사의뢰안은 기록관리 체계의 안정성과 법적 정합성을 강화하기보다, 기록관리 현장 혼란과 권한 집중을 확대할 우려가 있다. 이에 협회는 시행령 개정 법제처 심사의뢰안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한다.

 

 

1. 공공기관 기록물 관리 규정(시행령 제30조 제3)은 형식적 수정에 불과하다.

 

아동권리보장원 입양기록물 등 정부산하 공공기관 기록물 관리와 관련하여 기단협과 협회는 대신 보관규정의 실질적 개선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심사의뢰안은 대신 임시 보관에서 임시라는 표현만 삭제하여 대신 보존으로 수정하는 데 그쳤다. 이는 그동안의 지적을 내용적으로 수용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예외적·한시적 조치의 성격을 불분명하게 만들었다. 실질적 개선 없이 문구만 정비한 개정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책임 구조를 모호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2. 보존기간 준영구 삭제에 대한 준비 없는 시행은 혼란을 초래한다.

 

보존기간 준영구를 영구로 통합하는 개정과 관련하여, 심사의뢰안은 일부 비효율 문제를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제한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준영구 삭제에 따른 구조적 영향에 대한 종합 검토는 여전히 부족하다. 보존기간 체계 개편은 단순한 용어 변경이 아니라 분류·평가·이관·관리 전반을 재설계하는 중대한 제도 변화다. 욱이 기존 입법예고안에서 2027년 말까지 유예하였던 규정을 삭제하고 202811일부터 시행하도록 변경함으로써, 사실상 2년 내 체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현장의 준비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이며, 단기간 내 시행에 따른 행정적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

 

 

3. 소재불명 기록물 조항 신설(44조의2)공동의 외피를 쓴 일방적 권한 강화이다.

 

소재불명 기록물 문제는 책임성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기에 기단협과 협회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심사의뢰안은 공동 현장조사의 주체를 영구기록물관리기관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세부 사항을 시행규칙에 위임함으로써 국가기록원의 재량을 확대한다. 이는 법률이 규정한 지도·감독 권한의 범위를 넘어설 소지가 있으며, 문제의 근본적 해결보다는 일개 기관의 권한 강화에 방점이 찍힌 개정으로 평가된다. 이 조항은 그동안의 지적을 반영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국가기록원의 권한이 일방적으로 강화된 방향으로 정리되었다.

 

 

4. 기록관리기준표의 기록관리표 전환은 위임 범위 논란과 단기 전환의 위험성이 있다.

 

기록관리기준표를 기록관리표로 변경하면서 법률이 규정한 4개 관리 항목을 시행령에서 1개 항목으로 축소하려는 개정에 대해 기단협과 협회는 위법 소지를 지적해 왔다. 그러나 심사의뢰안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기록관리기준표가 포함하고 있는 기록의 생산, 관리, 평가, 보존의 의미를 고려하지 않고 행정편의주의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 더 나아가 입법예고안에서 10년 내 전환하도록 하였던 유예 규정을 삭제하고, 시행일을 202811일까지로 한정함으로써 사실상 2년 내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기록관리기준표는 분류·보존·공개 여부 판단의 핵심 기준이다. 이를 충분한 준비 없이 단기간에 전환하도록 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행정적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기록관리 현장의 대혼란만을 초래한다.

 

 

결국 심사의뢰안은 준영구 보존기간과 관련한 일부 사항만을 제한적으로 보완하였을 , 공공기관 기록물 관리 규정의 실질적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소재불명 기록물 조항에서는 권한 집중이 강화되었으며, 기록관리기준표 전환 문제는 위임 범위 논란과 단기 시행의 위험을 그대로 남겨두었다.

 

공공기록물 제도는 행정 편의가 아니라 국가 책임성과 국민의 알 권리를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우리는 법제처가 심사의뢰안에 대해 법률 위임 범위, 권한 배분의 균형, 현장 실행 가능성, 국민 권리 보호 측면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정부는 졸속 추진을 중단하고, 기록관리 현장과의 공개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통해 제도의 근본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록관리 체계는 시대에 맞게 후퇴가 아니라 강화되어야 한다.

 

 
 

2026 2 23

 

사단법인 한국기록전문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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