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관리단체협의회 성명서]공공기록물법 시행령 개정, 변화의 목적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2026. 8. 24. 17:02논평

[기록관리단체협의회 성명서]

 

 

공공기록물법 시행령 개정, 변화의 목적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일부개정령안이 2026818일 국무회의에서 결되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기록관리단체협의회는 작년 입법예고 이후 개정안이 국가 기록관리체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지속적인 문제를 제기해 왔다.

입법예고안에서 제시되었던 준영구‘1보존기간 폐지, 30년 보존기간의 20년 단축, 전자기록물의 생산·접수 후 24시간 이내 이관, 공공기관 기록물의 포괄적인 위탁보존, 기록관 인증제 등은 철회되거나 크게 수정되었다. 기록관에서 영구기록물관리기관으로의 이관시기도 입법예고안의 1년에서 5년으로 조정되고 기존 기록물에 대한 경과조치가 마련되었다.

기록관리단체협의회는 이러한 변화가 기록공동체의 문제 제기를 일정 부분 반영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영구기록물 평가의 목적, 기록관리표의 역할, 기록물의 이용불가와 소재 미확인에 대한 대응체계,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할 확대와 책임, 보존매체 수록 기록물의 원본 추정 등 여전히 구체적인 논의와 준비가 필요한 과제들이 남아 있다.

이에 기록관리단체협의회는 이번 개정 시행령이 실제 기록관리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쟁점들이 충분히 검토되고 보완되어야 한다고 본다.

 

 

1. 영구기록물 재평가는 폐기 중심이 아니라 기록의 가치와 활용을 다시 살피는 과정이어야 한다

개정안은 제43조와 제53조에서 보존기간이 준영구 또는 영구인 기록물을 70, 동종·대량 기록물로서 보존가치가 낮은 경우에는 50년이 지난 후 다시 평가하도록 하였다. 부칙에 따라 2028년 시행 당시 이미 해당 기간이 경과한 기존 영구기록물에도 이 규정이 적용된다. 영구기록물을 일정한 시점에서 다시 살펴보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장기간 축적된 기록의 가치를 변화된 사회적·역사적 맥락에서 다시 확인하고, 보존과 활용의 방향을 검토하는 것은 기록 평가가 담당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다만 평가가 곧 폐기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로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영구기록물을 다시 평가하려는 목적과 필요성을 먼저 분명히 하고, 기록의 지속적인 가치와 사회적 의미, 활용 가능성, 보존과 공개의 방향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으로 설계해야 한다. 폐기는 그 과정에서 검토될 수 있는 하나의 결과일 뿐, 평가의 목적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가기록원은 동종·대량’, ‘보존가치가 낮은 기록물의 판단기준을 비롯하여 영구기록물 재평가의 목적·기준·절차와 평가 결과의 활용방식을 기록공동체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2. 기록관리표는 기관의 업무와 기록관리 과정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개정안은 기록관리기준표기록관리표로 변경하고, 기록물의 보존기간과 책정사유, 처리과, 소기능, 단위과제 개요 등을 중심으로 관리항목을 재구성하였다. 이 변화에서 중요한 것은 기존 관리항목 가운데 무엇이 남고 빠졌는지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공개 여부와 접근권한처럼 개별 기록의 특성에 따라 보다 세밀한 판단이 필요한 정보는 실제 기록의 정리·관리 과정에서 관리하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기록관리표가 무엇을 위해 작성되고 국민에게 공개되는가이다. 지금까지 기록관리기준표는 고시를 통해 국민에게 공공기관이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고, 그 업무에서 어떠한 기록이 생산되며, 그 기록의 가치를 기관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설명책임의 장치로 기능해 왔다. 따라서 기록관리표 역시 단순히 단위과제와 보존기간을 나열하는 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관의 업무와 기록 생산의 관계를 보여주고, 그 기록이 어떠한 기준에 따라 분류·평가·보존·처분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기록관리 전반을 설명하는 도구로 기능해야 한다. 정부와 국가기록원은 기록관리표의 작성과 고시가 갖는 목적을 명확히 하고, 국민이 공공기관의 업무와 기록관리 과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작성·공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3. 조기이관은 이관시기만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관리와 서비스 체계의 전환이어야 한다

개정안은 보존기간 30년 이상 기록물의 영구기록물관리기관 이관시기를 현행 10년에서 5으로 단축하였다. 입법예고안의 1년에 비해서는 조정되었지만, 현행 제도와 비교하면 이관시기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중요한 변화다.

이관시기를 앞당기는 것만으로 기록관리상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5년이라는 시점이 필요한지, 기이관을 통해 무엇을 개선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보다 분명한 설명이 필요하다. 또한 이관은 전자기록물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전자기록물은 시스템을 통한 이관과 품질검사, 오류 확인 등이 필요하고, 비전자기록물은 정리·포장·운송·인수·검수와 보존공간 확보가 수반된다. 국가기록원은 전자·비전자기록 각각에 대해 이관 대상 규모와 증가하는 업무량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구체적인 준비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이관 이후의 이용 문제도 중요하다. 기록물이 영구기록물관리기관으로 이전된 이후에도 생산기관의 업무참조가 필요하며 국민의 열람과 이용 요구 역시 지속된다. 현재보다 이른 시점에 기록을 이관받는다면 생산기관의 업무참조와 대국민 열람·활용서비스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도 조기이관 정책의 일부로 준비되어야 한다. 따라서 조기이관은 단순한 보존장소의 조기 이전이 아니라 인수·검수·품질관리·복구·업무참조·열람서비스를 포함한 기록관리 체계의 전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4. 기록물을 이용할 수 없거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 대한 대응은 현장조사와 목록관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입법예고안에서 별도의 제도로 제시되었던 소재불명 기록물관련 규정은 최종 개정안에서 삭제되었으나, 기록물을 이용할 수 없거나 그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 대한 일부 내용은 제44조에 반영되었다. 개정안은 수정·보완 절차를 마쳤음에도 전자파일 오류 등의 사유로 기록물을 이용할 수 없거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영구기록물관리기관이 현장조사 등을 실시하고 그 목록을 관리하도록 했다. 그러나 기술적 문제에 따른 이용불가와 기록물의 유출·멸실·은닉 등과 연결될 수 있는 소재불명은 발생 원인과 책임, 대응방법이 서로 다르다.

기록물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문제는 사후적인 현장조사와 목록 작성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발생 예방 - 이관 전 확인 원인 조사 - 소재 추적 - 복구 책임 규명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처리과와 기록관뿐 아니라 기록물을 인수하고 국가 기록관리체계를 총괄하는 영구기록물관리기관과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역할과 책임 역시 명확히 해야 한다.

 

 

5. 보존매체의 원본 추정과 원본 폐기는 엄격한 검증과 책임체계를 전제로 해야 한다

개정안은 제85조를 신설하여 원본과의 대조 등 품질검사 절차를 거쳐 보존매체에 수록된 기록물을 일정한 요건 아래 원본으로 추정하도록 하였다. 또한 비전자기록물을 보존매체에 수록할 경우 전자화기록물, 행정전자서명, 변환시점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와 해시값, 전자화 과정에 관한 정보를 기록관리시스템 등에 등록하도록 하는 등 진본성과 무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기준의 마련은 필요하다. 그러나 물리적 원본의 폐기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다. 특히 보존매체 수록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한 기록물이 폐기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단순히 기술적인 품질검사를 통과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지 보다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어떤 기록을 원본 폐기 대상으로 선정할 것인지, 원본과 전자화기록물의 동일성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것인지, 전자화 과정과 품질검사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장기간 진본성 무결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원본 추정과 원본 폐기는 디지털 전환의 효율성보다 기록의 진본성·무결성·신뢰성과 장기적 이용가능성을 우선하는 방향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6.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역할 확대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역할을 여러 영역에서 확대하고 있다. 기록관의 보존시설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 보존장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생산현황 통보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이용불가·소재불명 기록물의 확인과 관리에서도 영구기록물관리기관과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역할이 확대되었다.

이러한 변화에서 중요한 것은 권한과 기능의 확대 자체가 아니라 그 목적과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이 기록관리 과정에 더 깊이 관여한다면, 단순한 관리·점검에 그치지 않고 기록의 인수·검수·보존·복구·이용 전 과정에서 어떤 책임과 역할을 담당할 것인지가 분명해야 한다. 특히 보존장소 제공은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문제로 볼 수 없다. 기록물의 관리권한, 보존과 이용의 책임, 훼손이나 분실 등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의 책임관계까지 함께 정립되어야 한다.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역할 확대는 단순한 권한의 확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국가 기록관리 전에 대한 책임과 설명책임의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 정부와 국가기록원은 새롭게 확대되는 역할별로 책임 범위와 수행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7. 국무회의 의결이 논의의 끝이어서는 안 된다

이번 개정안은 입법예고안과 비교하여 상당한 부분이 수정되었다. 이는 기록관리 현장과 계가 제기한 의견이 제도 개선 과정에 일정 부분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무회의 의결이 기록관리 제도에 대한 논의의 끝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제부터는 새롭게 도입되거나 변경되는 제도의 목적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이를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로 구체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특히 영구기록물 재평가의 목적과 방식, 록관리표의 설명책임 기능, 기록물의 이용불가와 소재 미확인에 대한 대응체계, 조기이관에 따른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책임과 서비스 역량, 보존매체 수록 기록물의 원본성 보장 등은 시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할 과제이다.

 

 

이에 기록관리단체협의회는 정부와 국가기록원에 다음을 요구한다.

 

첫째, 영구기록물 재평가를 폐기 여부 결정에 한정하지 않고 기록의 가치와 의미, 보존과 활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으로 설계하며 그 목적과 평가기준을 명확히 할 것.

둘째, 기록관리표가 기관의 업무와 기록 생산, 기록의 가치와 관리과정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설명책임의 도구로 기능하도록 작성·고시·공개 기준을 마련할 것.

셋째, 기록물을 이용할 수 없거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 대해 발생 예방부터 원인 조사, 소재 추적, 복구와 책임 규명까지 이어지는 관리체계를 마련할 것.

넷째, 5년으로 단축되는 이관제도의 목적과 기대효과를 충분히 설명하고, 전자·비전자기록물의 이관뿐 아니라 이관 이후 업무참조와 국민의 열람·활용까지 포함한 실행계획을 마련할 것.

다섯째, 확대되는 역할과 권한에 상응하여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인수·검수·보존·복구·열람·활용 전 과정에 대한 준비상황과 계획을 공개할 것.

여섯째, 보존매체 수록 기록물의 원본 추정과 원본 폐기는 진본성·무결성·신뢰성과 장기적 이용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엄격한 기준과 책임체계를 갖춘 후 시행할 것.

 

기록관리 제도는 기록을 단순히 오래 보존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공공기관의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 가치를 책임 있게 판단하며, 국민에게 이를 설명하고 필요한 기록을 신뢰할 수 있는 형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록관리의 본질이다.

국무회의 의결이 논의의 끝이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가기록원은 제도의 시행 과정에서 기록공동체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이번 개정이 국가 기록관리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국민의 기록 이용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2026 8 24

 

기록관리단체협의회

()한국국가기록연구원

한국기록학회

한국기록관리학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한국기록전문가협회

문화융복합아카이빙연구소

한국 기록과 정보·문화학회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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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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